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 Fantasy Location *

2009.08.31 23:40

◈ÐÆЯΚ◈찰드 조회 수:695

extra_vars1 반란의 마침표 
extra_vars2 13 
extra_vars3 102287-4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parksuyong1 
extra_vars9  

“...성공하긴 했는데 궁성 기병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말았단 말인가.”


 


승애의 보고를 받은 강성제는 씁쓸한 얼굴로 말했고 승애의 옆에 있던 이극랑이 덧붙였다.


 


“상수를 살해할때 창고로 들이닥친 한 궁성기병에게는 얼굴을 보였습니다만, 창 밖으로 나왔을때 만난 영지의 경비대원들은 승애가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보지 못했을 겁니다.”


 


“......그렇군.”


 


성제의 시선이 다시 승애에게로 돌아갔다.


 


“극랑의 이 증언이 널 살려줄지도 모르겠군, 승애.”


 


“.........”


 


성제가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중앙에 있는 소파로 옮겨와 앉았다.


 


“목표를 제거하긴 했는데 사병도 아닌 궁성기병한테 얼굴을 보였으니 가벼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네게 돌아갈 의뢰금은 없다.”


 


“........”


 


승애는 말 없이 성제를 노려보고 있었다.


 


“네 목숨 대신이라고 생각하라. 그리고, 서둘러 네 얼굴을 본 그 기병을 처리하면 무마될 수도 있겠지.”


 


“...그걸로 끝인가요.”


 


“부족한건가, 아니면 너무한건가?”


 


“부족한것 같은데.”


 


성제가 피식 웃었다.


 


“암살에 실패하기 까지 했다면 모르겠으나, 일단 성공은 했다니 이정도로 해주마. 그 기병의 처리는 다른 사람이 갈 것이고, 너는 지금부터 1년 동안 감금해두겠다. 네 일이 잊혀질때까지 얌전히 있으라는 의미고, 굶기진 않을테니 걱정 마라.”


 


“감옥바닥에서 밥알이 참 목구멍으로 잘도 넘어가겠네요.”


 


“뱃가죽이 등짝에 들러붙을 지경이 되어도 그런 말을 할테냐.”


 


성제는 그렇게 휘갑을 쳐버리고 극랑을 보며 말했다.


 


“궁성 기병이니까 실력이 괜찮아야 할거야. 여자애들 중에 승애 다음으로 실력이 좋은 애가 누구지?”


 


“꼭 여자여야 합니까?”


 


성제는 극랑이 자신이 가겠다고 할까봐 아무렇게나 다른 부류로 말한다는게 그런 말이 나온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금방 다른 핑계가 생각났다.


 


“절제된 생활을 하는 놈들은 여색에 굶주려 있을테니까. 유사시 미인계를 동반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알겠습니다. 아오랑을 보내기로 하죠.”


 


“한타스에서 온 계집 말이군. 나름 경력도 오래 됐으니 그리 하라. 그리고...”


 


성제가 다시 승애를 바라보았다.


 


“감금 이라고는 하지만 사회로부터의 격리일 뿐이니 만큼, 생활에 불편이 없는 괜찮은 감옥으로 해. 루블관이 좋겠군.”


 


“...루블관이요? 루블관은 감옥이라기 보다는 숙소에 가까운데... 정말 그렇게 합니까?”


 


“그래.”


 


그리고 가만히 손을 들어 승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 아름다운 얼굴이 자주 못씻어서 지저분해지면 나도 곤란하거든.”


 


극랑의 표정이 씁쓸해졌지만 승애는 표정의 변화 없이 계속 성제를 노려볼 뿐이었다.


 




승애는 바로 루블관 이라는 감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시설이 좋은)에 갇혔다. 그녀를 데려온 다른 몇명의 청부업자들이 음흉한 표정을 지었으나 승애는 신경쓰지 않았다.


 


“잘 지내라고. 1년 지나면 다시 활동할 수 있을거야.”


 


“시설 좋은 방이니까 목욕 자주해. 킬킬! 우리한테도 그 고운 얼굴을 자주 보여달라고.”


 


저따위 늑대들의 말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 승애는 말 없이 방 한가운데에 서서 솟아오르는 화를 억눌렀다.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눈에 뭐가 보이지 않기 만을 바랄 뿐이다. 보이면 바로 이 화풀이를 그에게 하게 될테니까.


 


“승애.”


 


눈에 띄지 말라니까.


 


“굉장히 열이 올라있는 모양이군. 좋게 생각하게. 실수는 누구나 하게 마련이잖아.”


 


“가요.”


 


승애는 여전히, 언제나 그래왔듯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으나 그 분위기는 분명 평소와는 다른 것이었다.


 


“마스터도, 너의 실력이 아까워서 일이 이렇게 되어도 처리하지 않고 1년간의 감금으로 끝내준거니까...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가라는 말 안들려요?”


 


극랑도 지지 않았다.


 


“어차피 자업 자득이다. 네가 그렇게 꿍해 있는다고 해결될건 아무것도 없어! 차라리 이럴때를 재기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꺼지라고!!”


 


콰과과광! 승애의 휘둘러진 손에서 튀어나온 전류뭉치는 눈 깜짝할 시간보다 더 빠르게 철창살을 때렸고, 그 바람에 창살 가까이에 있던 극랑은 피할 사이도 없이 창살에 끌려들어가 사정없이 감전 당한 뒤 비참하게 뒤로 튕겨져나갔다.


 


“크어억...!!”


 


극랑도 치명상을 입었지만, 승애의 뇌력참을 그대로 뒤집어 쓴 철창살도 아직 충격이 남아있는지 소란스러운 진동음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마법...?! 승애가?’


 


극랑은 당장 몸에 고통보다 그게 더 큰 공포로 다가왔다. 지금껏 단 한번도 승애가 마법을 쓰는 것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승애는 무서운 눈으로 극랑을 노려보았다.


 


“빨리 안꺼지면 이 감옥 나가서 모가지를 비틀어버리겠어. 이따위 철창이 날 가둬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극랑은 ‘사... 살려줘!’ 하며 냉큼 자리를 피해버릴 만큼 비굴하진 않았다. 다시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 한층 더 차분해진 말투로 승애에게 말했다.


 


“지금 이건 너의 본심이 아냐. 난 믿는다.”


 


“당신이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지껄이는 거지?”


 


“그래. 난 자넬 잘 몰라. 하지만 이거 아나?”


 


극랑은 조용한 동작으로 손을 들어 승애를 가리켰다.


 


“언제나 싸늘하고, 무표정 했던 자네 얼굴엔 항상 슬픔이 느껴졌었어. 뭔가 자신의 일부분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 지금 이것은 내가 아닌데 하는 듯한 표정. 나에게 그런 기색을 숨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지금의 자넨 자네가 아냐. 분명 우리가 모르는, 선하고 아름답기 이를데 없는 옛날의 자네가 있어.”


 


“계속 쓰잘데기 없는 입을 놀리는군. 그딴거 없어!”


 


“자네야말로 닥치게!”


 


극랑이 마주 큰 소리를 내자, 승애도 잠시 입을 다물게 되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히페인츠에 와서 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경위는 알고 있네. 하지만 그 전에, 어렸을때의 자넨 분명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거야! 자네의 표정엔 그게 다 나타나있어! 싸늘한 척, 냉정한 척 해왔지만 진짜 자네 마음은 그게 아냐! 한없이 착하고, 순수하며, 누구보다도 사랑을 원하는 자네가 있어! 언제까지 자신을 속일 셈인가!”


 


“....이극랑.”


 


승애가 예의 그 싸늘한 어조 그대로 말했다.


 


“당신이 사람 표정을 잘 읽고 못 읽고는 큰 관심 없어. 근데 지금 그 말은... 이렇게 감금 당해있느니 차라리 탈출해서 예전의 나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라는 말로 들리는군. 근데 당신네들은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을거잖아. 그러면 나더러 어쩌라는 거지? 나더러 착하니, 순수하니 잡소리 지껄이지 말고, 솔직하게 살인청부업계에 더더욱 충성하라는 강요나 해두는게 더 당신네들 다운것 같은데. 아닌가?”


 


“...역시 자넨 아직 어려.”


 


극랑은 씹듯이 말하며 몸을 돌렸다.


 


“내가 자네한테 왜 이런 말을 했는지는 자네가 철이 들면 알게 될걸세. 그래, 지금은 자네 원하는 말을 해두지. 빨리 건방진 태도를 접고 청부업계에 더더욱 정진하게.”


 


극랑은 층계로 사라졌고, 승애는 극랑을 노려보던 자세 그대로 다시 멍하니 서 있게 되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아오랑이 당해?!”


 


“...네.”


 


보고를 받은 성제는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힘없이 주저앉았다.


 


“어... 어떻게 된거지? 그깟 신참 군바리 한테 아오랑이 당했다고?”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다른 아이들 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오랑 정도 되는 아이가 당했다는 것은 이미 녀석이 어느정도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경우인가... 어제는 승애가 상수를 노릴 것을 미리 알고 매복을 하더니...  이번엔 살인청부업자가 되려 놈에게 당했다고?”


 


이를 가는 어조로 말하던 성제는 보고를 올린 남자에게 급한 어조로 외치듯 물었다.


 


“대체 한정완 이라는 자가 누구냐?!”


 




청부업자의 아지트도 그렇지만, 궁성도 조용하진 않았다. 살인청부업자의 습격으로 정완이 죽을 뻔했던 탓이다. 그러나 이미 황수현으로부터 청부업자들의 특성을 들어둔 탓에, 정완은 언제 어디서든 청부업자들이 자신을 노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항상 대비를 하고 있었고, 덕분에 아오랑이 가한 불시의 일격을 간신히 막아낼 수 있었다.


실패했음을 안 아오랑은 급히 철수하려 했으나 정완이 그녀가 고이 도망가도록 놔둘리 없다. 일격을 막음과 동시에 몸을 솟구쳐 번개같이 창을 내질렀고, 아오랑은 철수할 생각만을 간신히 떠올렸을 뿐, 발 한걸음 빼지 못하고 목이 떨어졌다.


 


그러나 기가막힌 것은 그 다음이었다.


 


“뭣이?”


 


정완의 일을 소대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중대장은 나무라듯이 말했다.


 


“즉석에서 죽이면 어떡하나! 사로잡아서 나머지 놈들의 위치를 불게 해야지!”


 


소대장은 한술 더 떠서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아직 신입 부사관이라 두뇌 회전이 잘 안되었던 탓인듯 하니, 가벼운 징계를 가해 김장감을 주는게 어떻습니까?”


 


“에이...”


 


중대장이 크게 혀를 찼다.


 


“하여튼 이래서 천한 것들은 안된다니까. 도대체가 전략체계에 대한 관심이 없어. 당장 완전군장 싸서 여기로 오라고 해!”


 


“예.”


 


소대장을 보내고, 중대장은 곧장 궁성 경비대대의 대대장을 찾아갔다. 아무래도 살인청부업자의 습격이 있었으니만큼, 중대한 사건으로 보고가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조화! 10중대장 입니다.”


 


“응. 왜?”


 


대대장은 다른 간부들에 비해 기품있는 인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어제 밤에 벌어졌던 살인청부업자의 습격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오오... 그래. 뭐 좀 밝혀진게 있는가?”


 


중대장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게... 습격을 받았던 4소대 부소대장인 한정완 하사가 습격자를 즉석에서 죽여버리는 바람에... 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습니다.”


 


“저런... 그랬는가? 할수 없구먼. 한 하사는 다친곳 없고?”


 


“...예. 다친곳은 없습니다.”


 


“훌륭하구먼. 살인청부업자의 습격을 받고도 되려 습격자를 처리하다니. 훈장감인데.”


 


“대... 대대장님. 허나, 결정적인 범인이자 증인이 될 수도 있는 습격자를 즉결처분 해 버린 것은 성급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징계를 가해 차후에 대한 경계심을...”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대대장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예?”


 


“위급한 상황을 잘 넘기고, 습격자를 퇴치한 것이 어떻게 해서 징계감이 된단 말인가? 범인을 사로잡지 못한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네만, 자네같으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적을 사로잡을 수 있을것 같나?”


 


“아니... 저... 대대장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는지 중대장은 욕심껏 당황하는 중이었다. 더이상 할말을 찾지 못하고 혼만 어마어마하게 난 뒤에 대대장실을 나오면서 중대장은 괜히 애꿎은 정완에게만 이를 갈아대었다.


 


“천한 부사관놈... 어디 두고보자.”


 


그리고 중대장실로 들어오니, 정완이 완전군장을 싸매고 와서 대기중이었다.


 


“..........”


 


중대장은 바로 뺑뺑이를 돌려버릴까 생각했으나 대대장이 보기라도 하면 그날로 자신은 모가지일게 뻔하기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습격을 당했다기에 자네 몸은 괜찮은지 한번 체력 테스트를 해본 것일세. 됐으니 나가보게.”


 


믿을 말을 해야지.


정완은 이 중대장의 속이 훤히 드러나 보였으나 별 내색 하지 않고 경례를 붙인 뒤 중대장실을 나섰다. 걱정되서 따라온 사병들이 얼른 정완의 군장을 받아들었다.


 


“부, 부소대장님...”


 


“괜찮으세요?”


 


“중대장님이 뭐라고 해요?”


 


한순간에 터져나온 여러가지 질문. 그러나 정완은 그들에게도 딱히 중대장의 점수를 깎아낼 생각은 없었다. 그저 피식 웃으며 이렇게 둘러대었다.


 


“너무 기뻐서 말이 헛나왔데.”


 


 


-----------------------------------------------------------------


 


 


음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