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창조도시 기록보관소

yswichard * Fantasy Location *

2009.07.06 17:06

◈ÐÆЯΚ◈찰드 조회 수:1194

extra_vars1 반란의 마침표 
extra_vars2 10 
extra_vars3 102287-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extra_vars7
extra_vars8 parksuyong1 
extra_vars9  

“실제로 많은 녀석들이 날 의심하고 있더구나.”


 


국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말투에서 벌써 병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솔직히... 나는 네가 왜 날 그렇게까지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다. 분명 네가 나에 대해서 이상하게 말을 하고 다닌거겠지. 탁씨 녀석이 괜히 날 그런 쪽으로 의심할 리가 없잖으냐.”


 


“죄... 죄송해요...!”


 


병선의 목소리는 어느새 젖어들어가고 있었고, 국현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잔인한 미소. 그렇다. 이성은 조금씩 달아나려고 준비중 이었고, 대신 이성이 있던 자리에는 자신을 아동성추행범으로 만들어 버린 분노가 들어서려 하고 있었다. 다만 이성의 끈이 끊어져 버렸기에, 지금 국현에게는 어린아이에게 그 화풀이를 하려는것을 막아줄 만큼의 제정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가 원하는 대로 해주마. 그러길 바라느냐?”


 


“아... 아녜요...!”


 


병선은 비척비척 옆으로 걸음을 옮겨 문 손잡이를 잡았으나 손잡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도망가려는게냐.”


 


국현이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도망이라. 그 행동은 모든것을 보여준단다. 네가 그런식으로 추행범으로 날 보고 있으니, 기꺼이 추행범이 되어주마. 그러면 되는거겠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국현은 무서운 속도로 병선을 덮쳤다.


 


“꺄아아악! 시... 싫어요!”


 


“소리 질러봐야 소용 없다. 이 방 밖으로는 어떠한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지.”


 


가볍게 병선을 들춰안은 국현이 그대로 침대로 끌고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파아아앙!


창문이 박살나면서 그대로 파편이 국현에게로 날아들었다. 순간적으로 블링크 스펠을 발동, 파편을 피한 국현은 꺠어진 창문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뭐야?! 강화 마법을 걸어둔 창문이 어째서...”


 


“죄송합니다만, 원소술사인 저에겐 유리창 결속력 해지 쯤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깨어진 창문으로 날아든 사람은 견경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견연이 뛰어들어왔다.


 


“....겨... 견비서... 자네가...!”


 


“배신 이라고 하실 텐가요? 먼저 배신한건 길드장님이십니다.”


 


그리고 굉음을 반대쪽에서도 들어왔다. 쿠과광!


국현이 놀라 돌아보니, 역시 마법으로 굳게 잠겨져 있던 방문을 통째로 부숴버리고 들어서는 사람은 다름아닌 탁씨였다.


 


“빌어먹을... 병선이 말이 사실이었구나.”


 


“아... 아빠아...!”


 


탁씨를 보자 국현의 억샌 팔에 붙잡혀있던 병선이 울먹이며 탁씨를 불렀다.


뿐만 아니다. 탁씨의 뒤에서 조용히 나타난 사람은 감금되어 있던 재범이었다. 그리고 또, 국현이 병선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던 다른 길드원들도 모조리 몰려왔다.


 


“길드장...”


 


“길드장! 당신이 이럴 수가 있소?”


 


“한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거요!”


 


“......”


 


잠시 자신의 방에 쳐들어온(?) 모든 사람들을 차례대로 노려보던 국현은 가장 치사한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병선을 자신의 앞으로 돌리고 그 목에 유리 파편을 들이댄 것이다.


 


“다들 물러나지 않으면 네놈들의 소중한 딸아이가 곤란해질걸.”


 


하지만 애석하게도, 상대는 “마법사 길드원들” 이다. 한심스런 표정을 짓던 한 늙은 법사가 손을 들었다.


 


“길드장. 당신은 그 행동으로 인해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까지 저버린게요.”


 


딱, 노파의 손가락이 튕겨지자 어느새 병선의 몸은 국현을 떠나 다른 길드원들 사이로 옮겨져왔다.


 


“아... 아니?!”


 


“국현.”


 


탁씨가 차분한 어조로 국현을 불렀다. 슬쩍 눈이 가늘어진 국현이 마주 탁씨를 노려보자, 탁씨가 다시 말했다.


 


“자넨 이런 사람이 아니었네. 세상에 이제 11살 난 어린 아이에게 성욕을 품다니. 무엇이 자네를 이렇게 만들었나. 병선이의 색기가 그렇게도 진하던가?”


 


“왜 그러긴... 네놈들 모두가 날 그렇게 만들어 놓고선!”


 


참지 못하고 터져나온 울분. 국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탁씨를 가리켰다.


 


“자넨 병선이년의 한마디로 20년 넘은 친구인 나를 의심해왔네. 항상 나와 병선이가 대면하던 현장을 감시해왔지? 김재범 저 어린놈은 그 와중에 나에게 똑바로 병선이에게 추근대지 말라고 모욕을 주더군. 아예 병선이년은 처음부터 날 그런놈으로 쳐다봤어! 날 더러 어떻게 하라고! 먼저 그렇게 몰아붙여 놓고, 지금 누가 누구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그럼 당당하게 아니라고 해명을 하면 될게 아닌가. 겁이나서 여태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실제로 그런 마음이 없었던건 아니라는 증거겠지.”


 


“그래! 제길. 병선이년이 예뻐보인건 사실이었어. 하지만 이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었다고! 근데 모두가 날 이렇게 만든거야. 네놈들 모두가! 어차피 모두가 날 그런 놈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 내가 그런 놈이 된다고 해서 달라질게 뭐가 있지?”


 


“닥쳐랏!”


 


마침내 탁씨도 언성을 높였다. 그 바람에 국현이 입을 다물자, 이번에는 탁씨가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병선이가 예뻐보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나 어디까지나 병선이는 딸일 뿐이고, 극단적인 흑심을 갖지 않는다면 편하게 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모두가 널 그렇게 봤다고? 웃기지 마! 그러면 실제로 가끔 병선이를 안아주기도 하고 잠자리를 같이 하기도 한 나는 왜 그런 헛소문이 돌지 않은거지? 가능성으로 치면 내가 가장 높았는데! 자신의 잘못도 제대로 살필 줄 모르는 자가 무슨 길드장이고 무슨 내 친구냐! 네놈은 이제부터 그저 아동 강간범에 지나지 않아! 범죄자라고!”


 


“......”


 


“길드장.”


 


국현이 불꽃이 튀는 눈으로 탁씨를 노려보기 시작하자 다른 한 나이든 마법사가 조용히 말했다.


 


“지금이라도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고 길드장의 자리를 내놓고 조용히 사라져 준다면 더이상 당신을 추궁하지 않겠소. 그러나 끝까지 스스로를 악마로 몰아간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처리해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진 않겠지요.”


 


“악마...?”


 


불행하게도 국현에겐 그런 이성적인 대화를 받아들일 만큼의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 악마가 되어주지.”


 


“정신을 못차리고 있군.”


 


탁씨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때까지 성질 죽이고 있던 재범이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권국현에게 최고형인 소멸형을 내립시다! 모두 이 악마를...!”


 


“네놈들이 만들어낸 악마의 힘을 보여주마!”


 


그리고 순간, 국현의 팔이 확 올라가자, 병선을 안고 있던 한 길드원이 숨 막히는 얼굴을 했다.


 


“헉...?!”


 


투캉! 곧 그는 비참하게 나동그라졌고, 동시에 국현은 당황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하는 병선에게로 달려들으려 했다.


확!


그러나 옆에 서 있던 탁씨의 손이 더 빨랐다. 국현이 황급히 멈춰섰을땐 그의 목엔 끔찍하게 생긴 대거가 겨누어져 있었다.


 


“날 너무 물로 보면 곤란한데.”


 


탁씨가 여유있게 말하는 순간, 국현의 손도 빠르게 움직였다.


 


푸학!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다른 길드원들이 국현을 잡으려고 달려들자 국현의 손에서 터져나간 마력의 탄환은 삽시간에 탁씨의 명치를 뚫었고, 그와 동시에 국현은 블링크 스펠을 다시한번 발동, 병선의 바로 뒤에 나타났다.


 


“...아빠!!”


 


병선의 비명. 탁씨는 피를 토하며 허물어졌다. 곧바로 병선을 뒤에서 확 껴안은 자세가 되어있던 국현은 여전히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만들어낸 악마의 힘을 봤느냐. 이 계집은 이제부터 내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것이다. 이 계집을 다시 볼 생각은 안하는게 좋을 것이다. 음하하!...?”


 


말을 하다 그는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길드원 모두가 그의 요상한 말맺음에 의아해 했지만 문득 재범이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왜? 텔레포트가 안되는 모양이지?”


 


키득거리며 앞으로 나선 재범이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언젠가 너도 인정했을텐데. 내 봉쇄술은 당대 마법사들 중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고. 당신 마법을 전부 막을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이 방안에서 시동되는 텔레포트는 전부 차단할 자신이 있다고. 어떻게 할래?”


 


“.....너... 너 이자식이...!”


 


“죽어라, 이 악마놈!”


 


다른 길드원들은 그 이상 구경만 하고 있진 않았다. 다시한번 다른 법사가 스펠을 발동해 병선을 옮겨오자, 길드원들 전체가 달려들어 국현을 그자리에서 [소멸]시켜버렸다.


 


 




“아빠... 아빠! 아아앙! 아빠!”


 


상황이 종료 직후의 고요함은 병선의 울음소리로 인해 끝이 난다. 엉엉 울면서 쓰러져 있는 탁씨를 부둥켜안는다.


 


“벼... 병선아.”


 


탁씨의 손이 힘없이 올라와 병선의 머리를 쓰다듬자, 견경이 급히 말했다.


 


“치료를 받아야 해요. 내가 얼른 가서 프리스트를 불러올께요.”


 


“소용없소... 명치가 통째로 뚫려버렸어...”


 


사람들 모두가 안타깝게 그를 바라보는 가운데 탁씨는 다시 병선을 바라보며 힘겹게 말했다.


 


“병선아... 미안하다... 계속 같이 있어주지 못할것 같구나...”


 


“아빠... 아빠! 안돼요, 죽지 말아요!”


 


잠시동안 숨 넘어갈듯한 소리를 내던 탁씨는 간신히 진정하고는 다시 말했다.


 


“병선아... 항상... 항상 당당하거라... 항상... 당당하게 세상을 마주보며 살아가다오...”


 


어쩌면 그로서는, 늘 조용히만 있는 병선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다. 병선이가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 말 보다는 실제로 살아가며 보고, 듣고, 생각해가며 알게 되는 것들을 토대로 깨우쳐 주려고 마음 먹고 있었던 그의 교훈. 탁씨는 그렇게 병선의 삶을 이끌어가 주고 싶었다.


그러나, 명치를 관통당한 그의 몸은 긴 이야기를 할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곧 탁씨의 눈이 감기고, 그 자리엔 병선의 커다란 비명소리만이 남았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권국현을 처리하는데의 공은 거의 대부분 재범에게로 돌려져,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길드장으로 추대되었다. (사실 다른 나이든 길드원들이 길드장을 맡기 귀찮아 했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지만) 또한 길드장이 어린데 견경이 계속 그 비서 일을 본다는건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아 비서 역시 견연이 뒤를 이어받게 되었다.


그리고 탁병선은 무려 4년간 이나 탁씨의 무덤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의붓 아버지의 무덤을 4년간이나 지키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떠한 깨닳음이 있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4년이 지나 15세가 되는 해 병선은 탁씨의 무덤을 스스로 없애버렸다.


길드원들이 당시 크게 놀라 병선에게 이유를 물었으나 당시 병선에게서는 뚜렷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으나 그다지 부정적인 기색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 역시 남들은 잘 이해하기 어려운 병선만의 의붓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이후 병선은 바로 독립했다.


더이상 마법사 길드 안에서만 생활하지 않고, 직접 히페인츠 곳곳을 돌아다니며 탁씨에게서 배운 도둑질과 마법사 길드에서 배운 마법을 적절히 활용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황수현, 한정완, 조승애, 탁병선 등이 이렇게 메니엄 대륙 곳곳에서 절대 평범하다곤 보기 힘든 삶을 시작했고, 이러한 어린시절의 출발은, 그들이 장차 히페인츠라는 거대한 나라를 움직이는 주력이 되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하나의 증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병선이 마법사 길드를 떠난 히페인츠력 2004년.


히페인츠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이들의 이야기가 그 막을 올리게 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아싸 -_- 이제 좀 시작해볼 맛 나겠네 헥헥;


지금까지가 프롤로그 였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