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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기록보관소

릴레이연재 [포춘 디거] 인피니움 사가.

2010.03.06 03:44

die1death 조회 수:234 추천:5

extra_vars1 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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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밤에, 다 녹아가는 초, 아슬아슬하게 타오르는 불꽃."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네.



달도 없는 밤에 숲 치고는 나무가 드문드문한 곳에서 혼자 쭈그려 누워 중얼중얼.
불꽃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작은 촛불을 멍하니 쳐다 보다 그만하고 잠을 자려 했지만 기억이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지금은 잘 생각도 나지 않는 어떤 노인에게 붙잡혀 있었다.
어떤 인간이였더라? 그 노인
애써 무시하던 기억 끝자락을 살짝 들쳐보자마자 눈꺼플이 무거워졌다.
이렇게 잠들면 또 그 때 꿈을 꿀텐데. 하긴 아무래도 좋지, 유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는 기억이니까.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라고 했던 영감이 징그럽게 웃으면서 따라오라고 한다.
한참 자고 있을 시간에 깨워놔서 기분 더러운 판이였는데, 날 보면서 보고 웃고 있는게 의아해서 잠자코 일어 났다.
저 영감이 날 보면서 웃는 것은 내 몸을 보고 난 후 처음.
엽겹게 헤죽거리면서 옷을 벗겨 보더니 역시나 더러운 것 취급을 하고
그냥 버리면 될것이지 감금하고 잊을만 하면 와서 패고 간다. "아직도 안죽었냐"라면서.
최근에는 날 괴물취급 하더니, 지금은 어디로 끌고 가는 건지. 꿍꿍이가 뭐야.
깜깜해서 영감 앞은 하나도 안 보인다. 잘가던 영감이 멈춘 곳은 다 쓰러져 가는 고성.
 그 다음은 쓰러져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겉보기에는 인간과 거의 동일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닌 것을 알수 있다. 신체의 구성이 다르거든.
어찌어찌 우긴다고 해도 거인이라고 하기에는 신체적 능력이,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지성이 부족하다.
또 성별도 구분할 수 없군. 저것은 인간 외의 종이다."



누군가 그렇게 떠드는 것을 들었다. 정신 차린 직후에 들은 말.
뭐가 인간이 아니란 건데?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어떤 건물 내부란 것 외에는 알 수가 없었다.
바로 앞이 아니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새까맣기만 한 장소에 있는 유일한 빛은
있으나 없으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꺼지기 직전의 싸구려 초 하나.
다시 자고 싶었지만 온몸에 쇠사슬을 휘감은 채라 눕기는커녕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 였기 때문에
엉거주춤하게 선 채로 그들이 지껄이는 소리만 듣고 있었다.



"음식물이 필요없고 나이조차 먹지 않는다면 누가봐도 인간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돌연변이나 장애아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지만 "흥미롭군"이라고 하는 말은 거슬릴 정도로 잘 들린다. 
아하, 방금 그게 내 얘기 였어?
기분 나쁘다.
어디를 가도 더러운 취급만 받아 왔는데 여기서는 사람도 아니란다.
그리고 댁들이 굶긴 거지, 내가 안 먹었냐? 미간이 찌푸려진다.
사실 굳이 안먹어도 크게 상관 없기는 해도.
음식을 꼭 먹어야 한다면 난 진작에 죽었다. 돈같은 것을 벌 수가 없는 몸이니까.
 


"내가 당신에게 뭔하는 정보는 저것이 "어떤 종류"이냐는 것이다."


 


"알고 있다면 진작에 말했겠지. 모른다, 저런 것은. 그 어느 곳에서도 없는 종족이다.
인간과 흡사한 모습을 가진 것들 중 성별이 없는 것만 쳐도 몇가지 되지도 않아. 그 중에 저녀석은 없다.
내가 저런 약하고 쓸모없는 녀석을 알 필요도 없고. 하지만 나이를 먹지 않는다면 연구할 만한 가치는 있군.
저 녀석을 사겠다."


 


영감이 노골적으로 좋아하는 티를 낸다.


이곳에 표면상 어떤 말로 왔는 지는 몰라도 애초에 내가 뭔지 아는 것 보다는 파는 것이 목적이겠지.


"이쪽에서도 반가운 말이로군.
당신 말대로 저건 머리도 나쁘고 힘도 없거든?
반반한 얼굴보고 한번 건드려 볼까 하는 쓰레기들도 남잔지 여잔지도 모르는 놈이란 것을 알고는 그냥 꺼지더군.
나한테는 필요가 없어. 하지만 당신에게는 다르겠지. 연구용 이라면 나름 값어치는 있겠지.
늙지 않는 존재는 신이 아닌 이상 극도로 드문 존재이니까. 차라리 "없다"라고 말하는 쪽이 나을 정도로 말이야. 
게다가 이 녀석 밥 값도 안든다고."


 


예전에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노비를 보고 팔려가는 게 부럽다고 생각했었는 데,
내 몸 가지고 흥정한다는 게 이런 뭐 같은 기분일줄이야.
짜증은 짜증 대로 나고 미치도록 졸린데도 할 수 있는 것은 죽다 살아난 시체 모양으로 서있기.
 
 
"알겠다."



날 사겠다고 한 사람이 촛불 앞으로 조금 나와 모습이 살짝 보인다.
청년도 장년도 아닌 모습에 딱 봐도 귀족인 남자가 품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금화 하나.



내 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였지만 다른 물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는 귀족, 싸구려를 사도 금괴를 주는 것이 "나으리"들이다.
또, 귀족보고 반말에, 당신이란 호칭도 서슴 없이 하는, 나를 팔겠다고한 인간의 행동을 보면 금화 한잎은 말도 안됀다.
저게 어떤 의미나 가치가 없는 단순한 동전이라면 상황이 좋지 않아. 그런데 왠지 느낌이 더럽다.


 


내 표정은 여기 왔을 때와 같이 그대로 인상을 찌뿌린 채 멍한 면상이겠지만 머리 속은 갑자기 바쁘게 돌아 가기 시작했다.



저 금화처럼 보이는 것은 금화가 맞나보다.
영감이 갑자기 얼굴을 구기더니 버럭 화를 내고 욕지거리를 뱉어낸다.


돌아 가려는 듯 짜증 돋힌 손으로 내 목줄을 잡아 당긴다. 덕분에 쉽게 넘어지는 몸.
"일어나 이 쓰레기야! 거래는 취소다,쓸모도 없고 팔수도 없는 놈!!"  



귀족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어정쩡하게 일어나면서 '뭐야, 결국 별거 없이 끝나는 건가'라고 생각하다
딱 하고 들리는 경쾌한 소리에 고개를 올려다 보니 웃으며 말하는 남자가 보였다.
 
"난, 값을 후하게 쳐준 것 같은데?
그 쪽의 목숨 값과 금화 하나면 꽤나 두둑 한 것이 아닌가?"


주위에 무장한 사람들이 쫘아악 깔린채 귀족이 가운데서 웃는다.
상황을 보니 아까 소리는 신호 였고 지금 이 사람들은 귀족의 사병 같은데 그럼 당연이 혼자서 날 팔려온 영감은…


 


삼십 대 일 다구리


 


당해봐서 아는데 비효율적이기는 해도 무진장 아프다. 맞을때는 몰랐는데 구경은 재미있네, 저 염강은 싫어하기도 했고.
그렇다고 이 남자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싫어 하는 부류니까, 돈만 있으면 다 돼는 줄 알고 실제로도 그런 사람은.


내 일생에서 돈은 만저 본적도 거의 없고 어쩌다 주워도 쓸 수 가 없었다.


거지 같은 꼴로 떠돌아 다녀서 인지 돈을 내고 뭔가를 사려해도 훔친 돈이냐며 일단 맞았다.
맺집이 좋아서, 빗자루로 때리는 정도는 웃으면서 잊어 버리면 그만 이지만.
말 그대로 잊어버린 기억이라 잘 생각도 안나지만, 나에게는 거의 항상 있었던 일인지라 잊으나 마나 할정도다. 
몸상태만 좋았어도 진작에 튀었을 텐데,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이미 귀족의 손이 내 목줄을 쥐고 있다.


 


"넌 어째서 영양분 흡수가 불필요 한 거지? 아, 말은 할줄 아나?  언어를 알고 있나?"


귀족이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한다.
저 노인이 목구멍에 쑤셔 넣은 이 웃긴 것을 빼야 먹든 말하든 할거 아냐.


속터져서 피떡이 된 노인을 노려보자 귀족 나으리께서 "지능은 부족해도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있나보군.
걱정마라, 목숨 값은 그대로다. 흠, 하긴 말도 못알아 듣는 것 같은데 소용없는 짓인가." 라신다.


 


귀족이라는 것을 죽여서 이득 볼 것은 없지만 솔직히 인간들에게 도움 받은 것도 없고
나는 사람도 아니라니 해뜨면 살포시 찟어 버릴까 싶다.


노골적으로 살기를 내뿜고 있는데, 귀족은 내가 말 안 듯는 강아지로 보였나보다. 난 댁이 미친 수탉처럼 보여.
"주인을 해치지 않겠다니깐. 나참, 이거 길들이고 말 부터 알아 듣게 해야 겠군."   
나름 학식 있는 사람인가 본데 진짜 골빈 것 처럼 보이거든.


 


해만 뜨면 저것도 이 세상 뜨겠지만, 일단 내가 말하고 먹는다라는 것 정도는 알려 줘야 겠지.
그 남자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입을 쫙 벌렸다. 이봐 목구멍에 처박힌 이 것 좀 봐.
"이건 무슨 의미지? 이빨을 드러 낸다는 것은 적의인가?"
찡그린 채 입을 벌려서 이가 드러난 것인지 봐야 할것을 전혀 못보는 이 멍청이 덕분에  
안그래도 없는 셈 치는 밥 먹어 볼 일이 이젠 제로에 가까워 진것 같다.


내가 음식을 다시 먹기 전까지, 댁이 먼저 죽을 확률이 더 높아 졌어, 축하해 줄게.


 


"흠, 일단 호감부터 사야겠군. 움직이기도 힘들어 보이고"
사슬을 풀어 준다. 손발까지 풀어 주고는 달랑 목줄 하나만 쥐고 있다.
손이 자유로워 지자마자 목에 박힌 대못 비스므리한 것을 뽑아 낼려고 하는데,
목구멍에서 나오기 직전에 가시 같기도 하고 칼 같기도 한게 그 대못에서 솟아 나서 목이 고슴도치가 된 채 쓰러졌다.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귀족은


"이런, 제법 좋은 연구 자료를 잃었군. 시체는 내일 처리 해야겠어. 시체를 들고 갈수도 없으니."라고???


 


누가 죽어, 이 얼간아!! 난 목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도 손가락 많큼만 이여져 있으면 금방 붙어!
그리고 아까 그 사람들은 뭐냐? 그 쪽이 들기 싫어도 들어 줄 사람 많잖아? 내일 너 올 때까지 기다리기 싫거든?


저 영감은 남에 목에 뭘 쑤셔 박은거야?? 백 대 일 다구리였으면 더 좋았을 껄.


  


열 뻗쳐서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귀족을 노려보았다. 정신이 희미해지면서 들은 말.


"주인을 따라간 것인가. 충성심 하나는 무서운 녀석이군."


 


 


 


…저거 찢어 버린다. 형체 따위 남아 있지 않게.


 


 


 


 


다음날.
 
높은 지붕 위에서 빛이 샜다. 낡은, 아니 부서진 교회같은 장소에서 눈을 떳다.
목에 대못이 아직 박혀 있는데 햇빛이 비추니 그 상태로 상처가 아문다.
갈라진 목 사이로 대못을 빼내고 목뼈사이에 낀 가시를 빼냈다.
대충 쓰러진 장소는 맞는 것 같은데도 분위기가 밤과 너무 달라 같은 장소인지 의문이 든다.
깨진 색유리 창문 사이로 잡풀이 무성한 들판이 보인다. 일단 내가 그 노인과 같이 걸었던 황야는 아니다.
 
그나저나 그 짜증나는 귀족 자식은 어디에 있는 거야?
상처 덕에 지금 당장 오면 곤란한데. 늦게 와도 안돼고.


 


배가 고파졌다. 사실 안먹은지 꽤 오래 됐다. 영감이 끌고 가서 딱한번 제대로 먹어봤다.
얼마나 안 먹은 거지? 영감따위와의 일을 일일이 기억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얼마나 안 먹은지는 모른다.
그 깜깜한 곳에 가둔채 자그마한 창문조자 없었다면 난 굶어 죽었겠지.
 
가만히 햇빛을 쬐고있자 상처가 나으면서 기운이 좀 난다.
그렇다고 배가 불러지지는 않지만 힘이 좀나면 덜 고프기는 하겠지.
원래 배고픔에는 둔감해 졌는데 오늘 따라 심하다.


 


눈을 떳을 때는 해가 완전히 뜨고 조금 지난 정도 쯤 같은데
지금은 이미 해가 가운데를 조금 넘겼다. 지금 와준다면 정말 고마울 텐데 말이야.
확실하게 찢을 수 있거든 지금이라면.


 


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정말 감사하게 됐네.


기분이 나빠보이는 귀족이 사람 하나를 대리고 왔다.



"하아, 정말 좋은 연구거리 였는데."


 


내가 더 기분이 나쁘네.


 


무테 안경을 쓴, 마치 '나는 조수예요'라고 얼굴에 쓴듯한 남자가 서류 비슷한 것을 들고 따라왔다.


"게오스 경께서 그렇게 말씀 하신 것을 보니 정말 대단한 것 이였나봐요. 혹시 시체라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 너도 사형이다.


 


"몸은 내가 대충 봤는데 특별할 것 까지는 아니였고, 일단 죽어 버렸으면 의미가 없어.
또 나는 그녀석의 주인이였다, 아주 잔깐 이였지만.
아무리 짐승이라도 그렇게 충성심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시체를 사용하다니 그것은 나의 가문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고이 묻어줄 생각이다. 부디 다음에는 인간으로 태어나길 빌어야지." 


 


안경쓴 남자가 굉장히 감탄하고 뭔가 존경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 귀족을 바라보았다.
"오오, 역시 게오스 경! 멋있으세요, 그 짐승도…


 


"내가 뭐?"


 


더 이상 못들어 주겠다 싶었는데 입이 먼저 튀어 나왔다.


 


"난 너희들 찢어 죽이고 싶거든?
혹시라도 너 내가 저 빌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나으리를 좋게 보고 있을거란 말은 아니겠지?"


 


"네가 뭔데 감히 게오스 경을 욕하는 것이냐? 뭐, 누더기를 걸친 것을 보니 신분은 딱 보인다만.
어린 아이라고 할지라도 방금의 말은 용서 하지 못한다!"
라고 개폼을 잡더니 점점 씩씩 거리면서 어설프게 욕을 뱉어낸다.


 


이런 부족해 보이는 녀석을 데리고 오다니, 내 신분이 어째? 그 쪽도 알만하다.


 


"내가 뭐냐고? 그 쪽들이 방금 전까지 잘도 말하던 짐승이다."


 


"헛 소리 하지마라, 넌 딱 봐도 인간이고 그 짐승은말을 하지 못해. 그렇죠, 게오스경?"


 


"…어떻게 말하는 거지?"


 


얼굴이 표정은 딱딱하게 굳었는데 왠지 희열이 도는 게 마치 잃어버린 먹이감을 보는 듯한 눈빛이라 짜증난다. 


 


"알아서 뭐하게 너는 이제 지옥을 볼텐데."


정말 오랜만에 기분좋게 웃어보고 그의 목을 노렸다. 인간이라면 맨살 찢는 정도는 가뿐하지. 
  
 


 


 


 


 







아하하 너무 오랜만에 쓴 글이라서 그런지 이상하군요. 찔끔찔끔 써서 위랑 아래랑 안맞을지도...


이상해도 봐주세요. 좋은글이지만 않 읽었습니다 라는 댓글 보이면 기대해도 좋습니다 댓글 다신분.


제가 고쳐야할점좀 많이 말해주세요 ;ㅂ; 강약 표현도 못하겠고 ;ㅂ;


드로덴님 죄송하고요~; 게임님 쉬엄쉬엄 하세요 아하하;;


그럼 전 튑니다 내일부터 댓글활동 재개